2. 변호사와 상담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상담할 변호사를 선별하고 상담 예약을 했다면, 이제 내가 선별한 변호사가 알아서 나의 사건을 잘 파악해서 소송을 준비할 것이기에 기대감으로 상담만 받으러 가면 될 것인가?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사건은 의뢰인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변호사는 상담 자리에서 의뢰인의 얘기를 잘 들어 주겠지만, 전달하는 의뢰인이 말 주변이 없어서 횡설수설한다면?
중요한 사실관계를 빠뜨리고 얘기한다면?
사건의 선후관계를 잘 못 얘기해 준다면?
사실 관계를 잘 못 전달한다면?
나에게 불리할 것 같은 생각에 일부 사실관계를 빼먹고 얘기한다면?
변호사는 의뢰인이 전달해주는 사건의 기록만을 들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의뢰인은 일목요연하게 사건의 기록을 잘 전달해주고 소장에 사실대로 기록이 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소송진행중에 공격과 방어를 제대로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상담하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들을 생각해보자.
1) 사건의 기록
시계열 순으로 사건을 기록하자.
날짜, 시간, 장소, 인물 등을 기록하고, 인용구는 될 수 있으면 워딩 그대로 기록하자.
기록한 내용은 상담예약 시간 전에 미리 e-mail로 보내놓는 것이 좋다.
기록을 하다보면, 사건의 기록이 정리가 되고 의뢰인도 머리속 생각이 정리가 되어서 훨씬 잘 정돈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막상 상담시간에 변호사를 대동하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사무실 환경과 처음 접하는 변호사 상담에 대한 부담감으로 아무리 머리속에 전달할 내용을 정리했다고 하더라도 횡설수설하게 된다. 또한, 중간중간에 변호사가 추가 질문을 하게 되면 답변을 하느라 전달 순서가 뒤죽박죽 되게 마련이다.
또한, 메일로 미리 보내놓고 변호사도 의뢰인도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소송 전략에 대한 논의에 중점을 두고 상담을 할 수 있다. 사실관계 파악만을 위해서 변호사 상담 시간을 허비하는 것 만큼 아까운 것도 없다.
나도 사실 관계 설명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모 했는데,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에 설명하는 동안 머리속에서 째깍째각 시계소리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2) 증거자료들.
상담시에 증거자료는 빠짐없이 준비하자. 증거자료를 상담시에 보여주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야 소장 내용이 충실해 질 수 있다.
녹음 파일이 있다면, 추후 녹취록의 형태로 정리될 수 있도록 녹취파일도 녹취장소 및 날짜를 정리해야한다.
3) 의뢰인이 원하는 것. 궁금한 점들 정리
의뢰인이 정확히 원하는 것을 전달해 주고 변호사가 선택가능한 옵션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얘기해주지 않으면, 불필요한(=실익이 없는) 소송으로 인해 변호사 수임료만 지출하게 된다.
또한, 소송 진행 방향에 있어서 궁금한 것들은 모두 정리해서 물어 봐야 한다.
경우의 수를 서너가지 먼저 생각해보고 변호사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물론, 변호사도 변수가 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확답을 주기 꺼려하지만, 많은 경우의 수를 고민해보고 질문하는 의뢰인을 어렵게 생각하고, 의뢰인의 사건에 조금 더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추가로, 변호사 상담 내용도 요즘은 녹음을 허락해주는 변호사가 많다.
나중에 가족들에게 내용 공유를 익숙하지도 않은 법률 용어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변호사 육성의 녹음파일을 전달해서 들려주는 것이 전달면에서는 효율적이다.
이정도만 준비한다면 변호사와의 소중한 상담 시간은 알차게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